나고야 간 유승민 “최악의 국제대회…F등급 주고 싶다”

柳, 아시안게임 日 부실 운영에 공개 비판
“버스·연습장 문제로 선수들 경기력 저하”
“등급이 F까지 있다면 F를 줘야죠. 그동안 다녔던 국제종합대회에서 최악의 수준입니다.”
24일 일본 나고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취재진을 만난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나고야=변영욱 기자 cut@dogna.com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의 부실한 대회 운영에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유 회장은 24일 일본 나고야에 마련된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국내 취재진을 만나 “공개적인 발언이 이슈가 될 수 있겠지만 나는 스포츠 외교활동을 하는 사람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체육을 대표하는 사람이다. 선수단이 느끼고 있는 것 그대로를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어느 대회든 초반에는 운영 이슈가 있기 마련이지만 문제는 선수단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버스 배차, 연습장 배정 문제 등 선수들의 루틴이 깨지는 미스가 난다면 당연히 낙제점을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직위원회 입장에서 다른 핑계를 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도 덧붙였다.
19일 막을 올린 이번 아시안게임은 대회 개회 전부터 엉터리 운영으로 연일 도마 위에 올랐다. 15일 선수촌으로 쓰이는 크루즈선 입항 행사 당시 임진왜란을 일으킨 장본인인 도요토미 히데요시로 분장한 인물을 무대에 올려 이슈가 됐고, 18일 한국 남자 하키팀 경기를 앞두고 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가 울려 퍼지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이후로도 선수촌 버스 배차가 예고도 없이 취소되는 등 훈련 일정에도 연일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목조 컨테이너 하우스 시설의 누수 문제 등이 지적되기도 했다.
2004 아테네 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금메달리스트인 유 회장은 올림픽에만 네 차례 출전했다. 이후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으로 선출되는 등 국제 스포츠 무대를 누볐다.
유 회장은 “앞으로 선수단과 관련된 이슈에 대해서는 1분 1초도 늑장 대응하지 않겠다. 대한체육회도 세심하게 지원하겠지만 각 종목단체와 잘 소통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한체육회장으로 첫 아시안게임을 치르는 유 회장은 카바디, 세팍타크로, 테크볼 등 올림픽이 아닌 아시안게임에서만 볼 수 있는 종목 현장들을 다니고 있다. 유 회장은 “세팍타크로가 유일하게 자비를 들여 출전한 종목이었다”며 “현장에 가서 격려를 했는데 그렇게 선수들 표정이 밝고 분위기가 끈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후 스쿼시, e스포츠 등도 둘러볼 계획이다.
24일 일본 나고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취재진을 만난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나고야=변영욱 기자 cut@dogna.com
목표로 삼았던 종합 3위, 금메달 40~45개 달성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면서도 “분명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메달이라는 건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금메달 39개를 딸 수도 46개를 딸 수도 있다”며 “그보다는 LA올림픽을 앞두고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고 어떤 밀착 지원을 해야할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달라지는 메달 레이스에 대한 흐름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항저우 대회 때 종합 11위를 했던 카자흐스탄이 24일 낮 12시 현재 한국에 이어 4위를 하는 등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약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유 회장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의 국가들이 최근 많은 국제대회를 유치하는 등 관심도 높고 경기력도 많이 올라오는 상황이다. 예전같으면 중국, 일본만 신경쓰면 됐는데 상대해야 할 국가가 많아지는 셈이다”고 말했다.
이어서 “우리도 이번 기회를 통해 종목별 세부 계획을 잘 세워봐야 할 것 같다. 전략 종목 외에 잠재력 있는 종목도 잘 키워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 참가한 북한 선수단과의 별다른 교류는 없는 실정이다. 유 회장은 “억지로 접촉하진 않으려 한다. 탁구도 그렇듯 교류라는 것도 상호작용이 있어야 하는데 전혀 기류 자체가 없다 보니 조심스럽다”면서도 “기류가 형성된다면 스포츠가 가장 앞장서서 역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