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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그리움의 감각을 무대 위로 불러오다 - 박정은 작곡 실험음악극 공연

기억은 때로 예고 없이 찾아온다. 이미 지나간 얼굴과 시간, 잊었다고 생각했던 감정이 어느 순간 다시 우리 곁에 머문다. 붙잡으려 하면 멀어지고, 잊으려 하면 오히려 선명해지는 기억의 역설적인 감각을 음악과 몸짓, 소리와 공간으로 풀어낸 무대가 관객을 만난다.

©실험음악극 ‘I Miss You’ 공식 포스터
©실험음악극 ‘I Miss You’ 공식 포스터
작곡가 박정은이 기획·연출·작곡을 맡은 실험음악극 ‘I Miss You’가 오는 10월 17일(토) 오후 7시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시어터에서 공연된다.

‘I Miss You’는 기억과 그리움, 언어와 소리, 몸과 공간을 통해 ‘노스텔지어(Nostalgia)’의 감각을 탐색하는 실험음악극이다. 음악을 중심으로 퍼포먼스와 현대무용, 판소리, 연기, 인터뷰와 일상의 오브제 등이 서로 교차하고 겹쳐지며, 흩어져 있던 기억의 조각들을 하나의 감각적인 무대 풍경으로 펼쳐낸다.

“우리는 누구를, 어떤 시간을 그리워하는가”

이번 작품은 지나간 시간을 단순히 재현하거나 과거를 되돌리는 데 목적을 두지 않는다. 이미 사라졌지만 여전히 우리 안에 남아 있는 감각과 기억을 현재의 시공간으로 불러내고, 그것이 오늘의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존재하는지를 바라본다.

‘아무 때나 문을 열고 들어오는 것. 이미 지나간 얼굴을 데리고 오는 것.’

작품은 이러한 기억의 속성에서 출발한다. 멀어지면서 가까워지고, 가까이 들여다볼수록 다시 멀어지는 기억의 움직임은 음악과 신체의 움직임, 말과 침묵, 무대 위 공간과 사물의 관계로 변환된다.

그 과정에서 공연은 관객에게 두 가지 질문을 건넨다. ‘우리는 누구를, 어떤 시간을 그리워하는가. 그 시간 속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을까’.

개인에게 축적된 기억과 그리움이 음악극이라는 형식을 통해 서로 만나면서, ‘I Miss You’는 한 사람의 기억을 넘어 관객 각자의 기억을 환기하는 무대로 확장된다.

현대음악부터 판소리·무용·연기까지… 장르의 경계를 넘는 무대

이번 공연에는 서로 다른 장르의 예술가들이 대거 참여한다. 차종현이 안무를 맡고 무용수 이재현·이진하·남궁진우, 배우 황채림·한이재가 무대에 오른다. 여기에 판소리 문수현, 피리 유현수, 아코디언 전유정, 색소폰 송정훈, 플루트 윤승호, 타악기 문지승, 아쟁 최민선·김범식, 바이올린 황수빈, 피아노 윤혜성, 기타·노래 김동욱, 전자음악 이한빈이 참여한다.

음향은 임성열, 조명은 한희수, 미술은 신제현, 무대는 이건우가 맡아 작품의 공간적·시각적 감각을 함께 구축한다.

서양악기와 국악기, 전자음악과 사람의 목소리, 연기와 현대무용이 하나의 무대에서 만나면서 각각의 예술 요소는 단순한 병렬적 결합을 넘어 ‘기억’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비추게 된다.

작곡가 박정은, 음악을 넘어 ‘공연 전체’를 작곡하다

이번 작품의 기획·연출·작곡을 맡은 박정은은 추계예술대학교와 한양대학교를 졸업한 뒤 독일 하노버에서 석사, 뒤셀도르프에서 최고연주자과정을 마쳤다. 2017년 귀국 후 통영국제음악제 아시아 쇼케이스에서 대규모 앙상블 작품을 초연하며 국내 활동을 시작했으며, 이후 국내외 무대에서 지속적으로 작품을 발표해 왔다.

오스트리아 임펄스 작곡 콩쿠르(Klangforum Wien-impuls), 독일 슈투트가르트 작곡 콩쿠르, 지그부르거 작곡 콩쿠르 2위, 라이프니츠 작곡 콩쿠르 특별상, 파안생명나무 작곡가상(2020), 아시아 작곡가 쇼케이스 1등상·괴테상·청중상, 서울예술상 포르쉐 프런티어상(2026) 등을 수상했다.

최근에는 전통적인 연주회 형식을 넘어 영상과 움직임, 텍스트와 연기 등 다양한 예술 장르를 음악과 결합하는 실험음악극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I Miss You’ 역시 이러한 작업의 연장선에서 소리뿐 아니라 움직임과 언어, 무대 공간 전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조직하는 시도를 보여준다.

박정은의 작품은 현재 독일 Helbling Verlag와 Edition Avantus에서 출판되고 있으며, 추계예술대학교, 단국대학교, 숙명여자대학교, 국민대학교, 중앙대학교 등에서 강의하며 창작과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실험음악극 ‘I Miss You’는 10월 17일 오후 7시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시어터에서 공연되며 전석 초대로 진행된다. 박정은이 주최하고 현대문화기획이 주관하며 성남문화재단과 성남아트센터가 후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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