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은 졌어도, 보수는 지지 않았다… 吳·韓이 띄운 보수 재건

지난 6월 3일 치러진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낙선한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는 15.7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한 달 전 여러 기관별 여론조사 결과에 나타난 박 후보 수치의 특징은 두 후보에 비해 비교적 지지율 편차가 작았다는 점이다.
한동훈 무소속 후보는 42.96%의 득표율로 41.26%를 얻은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1.7%포인트 차로 이겼다. 유권자들이 전략적 선택을 해서 자발적 단일화를 했다는 점이다. 이번 북구갑 보궐선거 결과를 2024년 치러진 22대 국회의원 선거 때와 비교해보면 도출될 수 있는 메시지는 더 또렷해진다. 당시 전재수 민주당 후보는 52.31%의 득표율을 기록했고, 서병수 국민의힘 후보는 46.67%를 기록했다.
종합하면 22대 총선과 비교할 때 민주당은 '전재수 개인기'가 사라지며 지지율이 11%포인트 폭락한 반면, 한동훈을 중심으로 한 보수 진영은 전체 파이를 12%포인트 가까이 키웠다. 보수 유권자들이 기존 '국민의힘 간판'을 거부하고 '한동훈'을 선택함으로써 스스로 보수 재건의 메시지를 던졌다고 볼 수 있다.
서울시장 선거는 더 극적이었다. 오세훈 당선인은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를 비롯해 용산·동작·광진·영등포·강동 등 한강벨트, '족집게구'로 꼽히는 중구와 양천구 등 모두 10개 구에서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앞섰다. 나머지 15개 구에서는 정 후보가 우세했지만, 오 당선인은 강남 3구 등에서 표차를 각각 10만표 안팎으로 크게 벌리며 전체 승부를 뒤집었다.
두 사람의 승리는 장동혁 체제에 대한 보수층의 심판이란 단어로 압축할 수 있다. 한동훈 당선인은 장동혁 대표 체제 아래서 쫓겨났다. 장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는 선거 내내 하정우 심판론보다 한동훈 심판론에 무게중심을 두는 듯한 발언을 했다.
오세훈 당선인 역시 장 대표와의 거리두기를 통해 선거운동을 치러서 승리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오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 장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가 하는 지원 유세에 합류하지 않았다. 지방선거에서 가장 상징성 있는 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후보와 당 지도부가 따로 선거운동을 한 것은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일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강성 세력을 심판하려는 민심이 반영된 결과"라며 "여야를 떠나 평택을에 출마한 조국의 경우도 이 같은 민심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고 평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 역시 "보수가 보수를 심판했다는 의미가 굉장히 크다"며 "정확히 표현하자면 '보수가 극우 세력을 심판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분석했다.
한동훈 당선인의 국민의힘 복귀 여부는 차기 원내대표 선거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친한계 인사는 주간조선에 "한동훈 전 대표의 복당은 향후 원내대표 선거와도 연결돼 있다"며 "비교적 현 지도부와의 관계와 친윤 색깔이 옅은 김도읍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 한동훈의 복당이 빨라질 수 있고, 지도부 쪽 인사가 되면 더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아예 개혁신당과의 합당이나 신당 창당 같은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다만 아직까지 이런 시나리오는 정치적 상상의 영역이다. 한동훈 당선인 측 관계자는 "지방선거 전이면 몰라도 선거가 끝난 지금은 당과 당 사이, 혹은 한동훈과 이준석 대표 간의 연합 등이 이루어질 동력이나 명분이 없다"며 "차기 총선이나 다음 대선 국면에서는 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두 사람 모두 '윤어게인' 세력에 휘둘리면 미래가 없다는 걸 잘 안다. 현재 당내에는 똘똘 뭉친 '윤어게인' 강성 세력 40%가 있고, 나머지 비당권파 세력 60%는 갈갈이 쪼개져 있어 40%가 전체를 이기는 구조다. 장동혁 대표도 이걸 믿고 '윤어게인'을 붙잡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