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이 타는 자동차 확인해보니... 씁쓸한 결과 [그 정보가 알고 싶다]

국회가 앞으로 20년 동안 우리나라가 온실가스를 얼마나 줄일지 정하고 있다. 지난 7월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탄소중립기본법심사소위원회는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2035년 53~61%, 2040년 69~80%, 2045년 84~90% 줄이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하지만 기후환경단체들은 이 정도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비판하고 있다. 국회가 앞서 진행한 시민 공론화에서도 시민대표단 다수는 온실가스를 초기에 더 많이 줄이는 방안을 선택했다. 지금 감축을 미룰수록 미래세대는 더 짧은 시간 안에 더 많은 온실가스를 줄여야 하고, 그 사이 커지는 기후위기의 피해와 비용 역시 미래세대가 떠안게 된다는 이유다.
결국 온실가스 감축을 둘러싼 사안은 누가, 언제부터 감축에 나설 것인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자동차도 그 대상 중 하나다. 정부는 수송부문의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핵심 과제로 내연기관차를 전기·수소차로 바꾸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전환을 법과 정책으로 결정하는 국회의원들의 자동차는 지금 어떤 모습일까.
정보공개센터는 국회의원 299명의 재산공개 자료를 살펴봤다. 국회의원 299명 가운데 재산공개 자료상 본인 차량이 확인된 의원은 166명이었다. 나머지 133명, 전체의 44.5%는 본인명의 차량이 없었다. 차량이 있는 166명의 재산공개에서 확인된 자동차 내역은 모두 221건이다. 이 가운데 214건, 96.8%가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차량이었다. 주행 중 배출가스가 없는 무공해차(전기·수소차)는 7건, 3.2%에 불과했다.
기후특위 의원이 소유한 자동차는 모두 내연기관이다. 현재 기후특위 위원 20명의 재산공개 자료를 보면 절반인 10명은 본인명의 차량이 없었다. 차량이 확인된 나머지 10명이 신고한 자동차 13건 모두 내연기관차였다. 무공해차는 한 대도 없었다. 올해 7월 새로 구성된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도 살펴봤다. 현재 위원 24명 가운데 11명은 본인명의 차량이 없었고, 차량이 확인된 13명 중 12명은 내연기관차만 소유하고 있다. 무공해차를 소유한 의원은 수소차를 신고한 1명에 불과했다.
자동차 소유 현황만으로 의원 개개인의 기후위기 대응을 평가할 수는 없다. 다만 기후특위와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와 같이 국회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모든 화석 연료의 사용을 중단 시켜야 하는 매우 중요한 기후 정책을 결정하는 곳이다. 그 전환을 결정하는 국회의원들의 역할이 법과 정책을 만드는 데만 머물러서는 안된다. 내연기관차를 없애고 불가피할 경우 무공해차를 이용하는 개인적인 실천 역시 정책이 향하는 방향과 함께할 때 그 의미가 더 분명해질 수 있다.
재산공개만 보면 국회의원 299명 가운데 133명이 본인명의 자동차가 없다. 그렇다고 이들이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국회와 지역구를 오가고 하루에도 여러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국회의원 업무의 특성상 자동차 이용이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직접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고 렌트나 리스 등을 통해 차량을 이용할 수도 있다.
재산공개로 확인하기 어려운 이 부분은 국회사무처 자료를 통해 좀 더 살펴볼 수 있다. 지난 6월 시민단체 녹색교통운동이 국회사무처를 통해 확보한 '22대 국회의원 등록차량 현황'에 따르면 2026년 6월 기준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293명이 국회 출입을 위한 차량을 등록했다. 국회사무처는 293대 가운데 149대를 내연기관차, 144대를 '친환경' 차량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친환경' 차량 144대 가운데 124대는 하이브리드차다. 하이브리드차는 일반 휘발유·경유차보다 연료 사용량을 줄일 수 있지만, 내연기관을 함께 사용하고 주행 과정에서 여전히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정보공개센터는 재산공개 분석과 마찬가지로 전기·수소차만 무공해차로 보고, 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차에 포함해 다시 분류했다. 그 결과 국회 등록차량 293대 가운데 273대, 93.2%가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차량이었다. 주행 중 배출가스가 없는 전기·수소차는 20대, 6.8%에 그쳤다. 재산공개는 의원이 소유한 자동차를, 국회사무처 자료는 국회 출입을 위해 등록한 차량을 보여준다. 기준은 다르지만 결과는 비슷하다. 국회의원들이 소유한 차량에서도, 업무를 위해 등록한 차량에서도 내연기관차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이다.
한편 정부는 공공부문의 자동차부터 전기·수소차로 바꾸기 위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은 새로 차량을 구매하거나 임차할 때 전기·수소차로 도입해야 한다. 2025년부터는 이전보다 실제로 더 많은 무공해차를 구매·임차하도록 기준도 강화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2025년 차량을 새로 구매하거나 임차한 632개 공공기관의 전환 대상 차량 8271대 가운데 7826대, 94.6%가 전기·수소차였다.
공공부문에서는 이처럼 자동차가 필요할 때 무공해차를 선택하도록 제도와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반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법과 예산을 결정하는 국회의원들의 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