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리밸런싱 D-1…증시 흔들 변수 될까

국민연금이 7월 1일부터 국내 주식 리밸런싱을 재개하면서 국내 증시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코스피 급등으로 국내 주식 비중이 목표치를 크게 웃도는 만큼 상당 규모의 매도 물량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외국인 매도세와 맞물릴 경우 단기 수급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연금은 중장기 자산배분 계획에 따라 자산군별 목표 비중을 관리하는데, 특정 자산 비중이 목표치를 크게 벗어나면 초과분을 매도하거나 부족한 자산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비중을 조정한다. 올해는 코스피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국내 주식 비중이 목표치를 크게 넘어섰다. 국민연금은 지난 1월 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 6월 말까지 리밸런싱을 한시적으로 유예했고, 이후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기존 14.9%에서 20.8%로 상향했다.
대신증권은 지난 26일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을 약 30%로 추정했다. SAA 허용 범위만 적용하더라도 약 57조원 규모의 국내 주식을 줄여야 하는 수준이다. 신영증권도 최근 코스피 9000선을 넘으면 국민연금이 리밸런싱을 위해 최대 74조4000억원 규모의 국내주식을 매도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수치를 곧바로 ‘매도 폭탄’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도 나온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수십조원은 국내 주식 비중을 관리 범위까지 한 번에 낮춘다는 가정에서 계산한 잠재 조정 물량으로, 실제 집행 규모와는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이 단시일 내 ‘매도 폭탄’을 쏟아낼 것이라는 해석은 무리한 추측”이라며 “지수 조정으로 당장의 매도 물량 부담은 축소됐고, 5~6월 연기금의 2조원대 순매도 등 선제적인 움직임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최근 6개월 연속 국내 주식을 순매도하며 미리 비중 조정에 나섰다. 한국거래소의 연기금 순매매 집계는 사실상 국민연금 거래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기간 누적 순매도 규모는 약 8조7000억원에 달한다. 올해 들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전기였으며 SK하이닉스, 삼성전자, 현대차 등이 뒤를 이었다.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리밸런싱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 이사장은 “국민연금이 우리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 수준이지만 대형주를 많이 보유하고 있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시장에 주는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신중하게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국민연금의 리밸런싱이 당분간 국내 증시의 주요 수급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시장에 미치는 실제 영향은 총 매도 규모보다 집행 속도와 기간, 외국인 수급 흐름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