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공부하다 기지개 켠 17세 고교생, ‘뚝’ 소리와 함께 사지마비, 왜?

젊은 남성이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고교생이 공부를 하던 중 기지개를 켜다가 사지마비를 일으킨 충격적인 사례가 보고됐다. 세상 만사가 과유불급이다.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 스트레칭에도 이런 평범한 진리
젊은 남성이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고교생이 공부를 하던 중 기지개를 켜다가 사지마비를 일으킨 충격적인 사례가 보고됐다. 세상 만사가 과유불급이다.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 스트레칭에도 이런 평범한 진리

말레이시아에 사는 17세 남자 고교생은 책상 앞에서 공부를 하던 중 몸을 풀기 위해 양팔을 뻗으며 시원하게 기지개를 켰다. 그 순간, 목 뒤편에서 '뚝' 하는 파열음이 들렸고 양쪽 팔이 저리고 힘이 쭉 빠졌다. 이런 증상은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악화했다. 몇 시간 만에 마비 증세가 팔에서 다리로 번졌다.

이 환자는 스스로의 힘으로는 단 한 걸음도 걸을 수 없는 상태가 돼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정밀 신경학적 검사를 시행한 결과, 환자의 상태는 매우 심각했다. 양손의 아귀 힘은 정상 기준보다 크게 떨어져 있었다. 양측 엉덩관절을 굽히는 하체 근력도 정상인의 50% 이하로 뚝 떨어진 상태였다.

몸의 위치나 움직임을 느끼는 감각은 살아 있었다. 그러나 목 아래 부위의 통증과 뜨겁고 차가움을 느끼는 온도 감각은 완전히 없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형적인 '분리성 감각 상실 상태'였다. 말레이시아 '세베랑 자야 병원' 연구팀은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증상이 발생한 지 24시간 만에 목뼈에 대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했다.

그 결과 목뼈 5번부터 등뼈 3번에 이르는 척수 신경의 내부에 세로로 길게 뻗은 연필 모양의 이상한 영역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앞쪽 척수 신경이 집중적으로 손상돼 단면을 봤을 때 올빼미의 두 눈처럼 보이는 '올빼미 눈 징후'가 뚜렷이 나타났다. 초기에는 갑작스러운 마비와 함께 백혈구 수치가 치솟는 전신 반응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척수에 염증이 생기는 '횡단성 척수염'을 의심했다. 즉각 고용량 스테로이드 호르몬제와 항바이러스제, 광범위 항생제를 투여하는 응급 치료를 시작했다. 그러나 뇌척수액 검사와 자가면역 수용체 항체 검사 등 정밀 검사에서는, 염증이나 감염을 의심할 만한 이상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갑작스럽게 마비가 찾아온 시점과 기지개라는 물리적 자극, 독특한 올빼미 눈 모양의 MRI 영상 추이를 종합적으로 재분석했다. 이를 토대로 염증성 질환이 아니라 척수 신경에 피가 통하지 않아 조직이 죽는 '척수경색'이라는 최종 진단을 내렸다. 환자는 입원 기간 동안 체계적인 약물 치료와 병원 내 재활 치료를 함께 받으며 근력을 빠르게 회복했다.

퇴원 후 6개월간 신경과 외래에서 진행된 추적 관찰 검사에서는 사지의 근력이 대부분 정상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상 생활에 별다른 지장이 없었다. 다만 양손 끝에 미세한 약화 증상이 남아 있었고 MRI 상에서도 만성적인 흉터가 관찰됐다. 하지만 사지마비 상태에서 정상적인 보행 능력을 되찾은 것은 매우 성공적인 예후에 해당한다.

이 사례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에 실렸다. 척수경색은 전체 뇌졸중 가운데 약 1~2%를 차지할 정도로 드문 병이다. 일반적으로 동맥경화증, 고혈압, 대동맥 질환 등 혈관계 위험 인자를 가진 고령층에서 주로 발생한다. 이 사례처럼 젊은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척수경색'의 발생 메커니즘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의학계에서는 일상적인 신체활동이나 가벼운 외상 과정에서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 조각이 미세하게 떨어져 나와 척수로 가는 혈관을 막는 '섬유연골색전증'을 척수경색의 유력한 원인 중 하나로 분석하고 있다. 이 고교생 환자가 기지개를 켤 때 들었던 '뚝' 소리도 이 과정에서 발생했을 확률이 높다.

발병 초기에 척수경색을 일반적인 염증성 척수 질환과 구별하기란 매우 힘들다. 특히 초급성기인 발병 후 24~48시간 이내에는 일반적인 MRI 검사만으로 척수의 이상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특별한 외상이나 지병이 없더라도 몸을 움직인 직후 갑작스럽게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무뎌지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척수경색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척수 MRI 등 정밀 영상학적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번 사례는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몸을 무리하게 뒤로 젖히며 기지개를 켜는 행동은 척수신경을 손상시킬 수 있으니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목뼈 주변의 혈관과 디스크는 생각보다 연약하다. 순간적으로 과부하가 걸리면 디스크 조각이 파열되면서 척수 혈류를 차단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몸을 풀 때는 반동을 주지 않고 부드럽고 천천히 근육을 늘려주는 안전한 방식을 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기지개를 켜거나 스트레칭을 한 직후 목에서 이상한 파열음이 들리거나 팔다리에 단 1초라도 찌릿한 저림, 무력감이 발생한다면 이를 단순한 근육통으로 여겨 방치해서는 안 된다. 척수경색은 분초를 다투는 병이다. 이상 징후가 나타나는 즉시 대형 병원 응급실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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