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이전 발표 또 미뤘다…공공기관 직원 등 반발 넘어야

수도권 잔류 최소화, 속도전, 집적 등 원칙 제시
향후 지자체까지 반발하면 순탄치 않을듯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행정·공공기관 이전 및 공공기관 기능 개혁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발표한 3일 ‘행정·공공기관 이전 계획 방안’에는 당초 예상됐던 금융위원회, 산업은행 등 금융권 공공기관의 이전 계획이 담기지 않았다. 그만큼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협의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날 ‘수도권 잔류 최소화’ ‘속도전’ ‘집적’ 등 원칙을 제시하고 이를 적용해 이르면 11월 2차 공공기관 이전 대상과 지역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3대 국책은행 등이 속한 금융노조의 총파업 등 거센 반대에 이어 향후 지자체까지 반발할 경우 공공기관 이전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1차 이전 당시 적용했던 잔류 기준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며 “반드시 남아 있어야 할 기관이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이전 대상에 포함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속도전도 강조했다. 1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은 2005년 처음 발표된 이후 기존 사옥 매각, 신축 사옥 공사 등으로 2012년 첫 이전까지 무려 7년이 걸렸다. 정부는 내년부터 이전에 바로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김 장관은 “1차 이전 때와 같이 청사신축을 기다리지 않고 민간건물 임차 등을 활용해 내년부터 선도이전에 즉시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또한 “이전에 따른 파급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기존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이전을 추진하고, 5극3특 성장엔진, 기존 혁신도시 기능군을 충분히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각 지방자치단체에 ‘나눠주기식’ 배분을 하지 않고, 원칙적으로 기존 혁신도시에 이전 기관을 배치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당근책’도 제시했다. 이전 기관 종사자에게는 1차 이전과 마찬가지로 이주수당(2년간 월 20만원)과 이사비가 지급된다. 멀리 가는 기관 종사자에게는 원거리 우대수당(2년간 최대 월 20만원)이 지급된다. 일찍 이전하는 종사자에겐 조기이전 수당(2년간 최대 월 50만원)도 지급된다.
다만 주택 특별공급을 두고는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1차 공공기관 이전 당시 세종시 특별공급 분양이 재테크 수단으로 변질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2021년 폐지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전대상 기관 직원들의 반발이다. 이전 대상으로 거론되는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은 350여곳이다.
특히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금융권 노조에선 “당사자 협의 없는 이전 계획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4일 총파업에서도 나서는 등 강하게 반발하는 모양새다. 이들은 정주여건 미흡, 금융산업 경쟁력 훼손 등을 반대 이유로 거론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1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수도권 집중 완화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어떤 효과를 냈는지, 인력 이탈과 정주 여건 문제는 어떻게 남아있는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며 “전문인력과 집적·협업 체계를 근간으로 하는 금융산업의 특수성을 무시하고 강제로 옮기는 것은 노동자의 삶을 흔들고 금융산업 경쟁력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 추산 2만여명이 참석할 전망이다.
공공기관은 아니지만 이전 대상으로 거론되는 농협중앙회도 4일 금융노조 총파업에 참여한다.
지자체 반발도 변수다. 이전대상 기관 이외에도 ‘집적’을 정부가 이전 원칙으로 제시하면서 특정 지역으로 몰릴 경우 다른 지방자지단체 반발까지 더해져 정책 추진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