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곧 종전 도장 찍는데…전쟁 전 주유소 가격 회복 언제쯤

서울 용산구의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가 표시돼 있다./사진=도다솔 기자
서울 용산구의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가 표시돼 있다./사진=도다솔 기자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에도 국내 소비자가 전쟁 이전 수준의 유가를 체감하기는 올 연말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 등 중동발 물류망 회복에 최대 6개월이 걸리는 데다 당장 최고가격제 방침이 단기 가격 변동의 열쇠를 쥐고 있어서다. 여기에 여름 휴가철 수요 폭발까지 맞물리면서 국제 시세 하락세와 주유소 소매가 간의 괴리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이란 정부의 종전 합의로 글로벌 유가는 최근 3개월 내 가장 낮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지난 16일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6.41% 폭락한 배럴당 76.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4.86% 급락하며 배럴당 80달러 선이 무너진 데 이어 이틀 연속 기록적인 급락세를 나타낸 것이다. 국내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역시 3개월 만에 배럴당 70달러대에 진입했다.

하지만 대형 리스크 해소로 급락세를 탄 국제 유가와 달리 국내 소비자가 체감하는 주유소 소매 가격의 하락세는 유독 더딘 모양새다. 먼저 전쟁 기간 가격 상승을 인위적으로 통제했던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부터 해제가 돼야 국내 기름값이 내려갈 수 있다. 전쟁 기간 동안 가파른 유가 상승에도 가격을 통제해 소비자 부담을 억누른 제도가 오히려 국제 유가 하락기에는 국내 유가 인하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된 것이다.

정부 규제 외에 석유가 실제로 배를 타고 국내에 들어오는 데 걸리는 시간도 문제다. 전쟁 기간 동안 각국이 비축유를 꺼내 쓰면서 현재 전 세계 석유 창고는 바닥을 보이고 있다. 이 상황에서 바닷길이 열리면 그동안 기름을 구하지 못했던 국가들이 일제히 구매에 나서면서 오히려 석유 수요가 일시에 몰릴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게다가 6월부터 8월까지는 하계 휴가철 차량 이동량 증가로 석유 제품 수요가 급증하는 '드라이빙 시즌'에 진입한다.

중동 현지의 망가진 수출 시설을 고쳐 생산을 재개하는 기간은 물론, 해협에 묶여 있던 유조선들이 순차적으로 빠져나오는 데도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 중동에서 출발한 원유가 국내에 도달하는 데만 최소 45일에서 두 달 가까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당분간 공급 공백도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산유국의 원유 수급과 해상 물류가 완전히 정상화되는 데는 보통 3개월에서 6개월가량 소요된다"며 "최고가격제 시행 여부와 함께 3분기에서 4분기로 갈수록 종전 효과가 점진적으로 나타나겠지만 당분간 시장의 가격 변동성이 큰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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