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회사채 한파 더 길어진다 [시그널]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 속에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회사채 시장의 혹한기가 길어지고 있다. 국채 발행 확대에 따른 수급 부담에 채권 매수세가 꺾이자 상당수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을 접고 은행 대출·단기금융 등 자금 조달 다각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2022년 하반기 금리 급등과 이에 따른 유동성 경색이 나타났던 레고랜드 사태가 떠오를 정도로 체감 한파가 심각하다는 분위기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1일 기준 3년 만기 AA-급 우량 대기업의 회사채 금리는 4.486%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날 해당 금리가 2.899%에 머물렀던 점을 감안하면 1년 새 158.7bp(bp=0.01%포인트) 뛴 셈이다.
특히 올해 들어서만 100bp 넘게 오르며 4%대 중반을 유지하고 있다. 한은이 이달 중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도 긴장감을 높이는 대목이다. 여기에 미국·일본·유럽 등 글로벌 장기금리 상승까지 맞물리면서 국내 시장금리 역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금리 급등은 회사채 발행 축소로 이어졌다. 실제 올해 들어 이날까지 회사채 발행 규모는 대비 약 8.4% 감소했다. 이와 달리 같은 기간 원으로 되레 늘어났다. 기업들이 차환성 발행 대신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현금이나 은행 대출 등으로 회사채 상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신용등급이 열위한 비우량 회사채는 충격에 더 취약하다. AA0 등급 이상 우량 채권은 SK하이닉스와 채권시장안정펀드 등이 매수 주체로 대기 중인 반면 A+등급 이하 비우량채 수요를 떠받칠 투자자 풀은 급격히 위축됐기 때문이다. 올해 공·사모 시장에서 발행된 비우량채는 5조 966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43% 줄어들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올해 회사채 시장이 침체되면서 기업들이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은 은행 차입으로 돌리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