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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범죄 특검을 해야 하는 50가지 이유⑬ '조작기소' 특검법안 마침내 통과

11월 6일 국회 본회의에서 '조작기소 특검 법률안' 관련 무제한 토론 종결 동의의 건에 대한 투표가 시작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하고 있다.(출처: 연합뉴스)
11월 6일 국회 본회의에서 '조작기소 특검 법률안' 관련 무제한 토론 종결 동의의 건에 대한 투표가 시작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하고 있다.(출처: 연합뉴스)

뉴스타파는 국회 ‘정치검찰 조작기소 국정조사 특위’의 청문회 기록 등 2천여쪽의 관련 문건과 영상회의록 등을 분석, 검찰의 증거조작 등 불법 수사 의혹이 제기된 사례를 모아 유형별로 연속 보도한다. ‘검찰 범죄’를 수사할 특검이 필요한지, 시민이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편집자 주>

윤석열 정권 때 벌어진 검찰권력 오남용 의혹을 특별검사가 수사할 수 있는 길이 마침내 열렸다. '윤석열 정권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하 특검법안)이 오늘(11월 6일) 저녁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4월 30일 천준호 의원 등 국회의원 31명이 발의한 지 6개월 7일만이다. 이 특검법안은 이재명 대통령 공소취소를 노린 것이라는 논란 때문에 처리가 미뤄졌다. 그러나 지난 9월 13일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특검 권한 중 기존 기소 사건의 이송 및 처분에 관한 조항을 삭제하고 진상규명에만 집중해 주길 바란다"고 밝히면서 다시 급물살을 탔다.

11월 6일 국회 본회의에서 '조작기소 특검 법률안' 관련 무제한 토론 종결 동의의 건에 대한 투표가 시작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하고 있다.(출처: 연합뉴스)

오늘 통과한 특검법안에 따르면 이번 특검의 인력 규모는 최대 309명이다. 특검보 8명, 파견검사 20명, 특별수사관 70명, 파견공무원 210명 등이다. 기간은 준비 20일을 포함해 최장 200일이다. 특검 후보는 민주당, 국민의힘, 조국혁신당이 1명씩 추천하면 대통령이 그중 1명을 임명하게 된다.

이번 특검의 조사 대상은 문재인 정부 통계조작 사건, 서해공무원 피격 사건,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사건, 대장동·위례신도시·백현동 개발 관련 배임 사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윤석열 명예훼손 사건 등 모두 12건과 관련한 검찰의 불법 위법 의혹이다.

뉴스타파가 연재하고 있는 검찰범죄 특검 시리즈 13편은 이번 특검의 수사 대상인 윤석열 명예훼손 사건 당시 검찰 수사의 불법과 위법 의혹을 11편과 12편에 이어 다룬다.

28. 검찰이 압수수색영장을 받는 수법

뉴스타파 등 언론사를 겨냥한 윤석열 명예훼손 사건 수사 실무 책임자였던 강백신 검사는 국회의 검찰 조작기소 의혹 국정조사 내내 ‘법원이 영장을 발부했다’는 말을 했다. 하지만 검찰이 청구한 영장에는 증명되지 않거나 사실과 배치되는 내용이 많았다. 지난 4월 21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조사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나온 봉지욱 기자(윤석열 명예훼손 사건 피고인)는 김승원 의원의 질의에 이렇게 말했다.

제 영장에 민주당에서 김병욱 위원이 저한테 자료를 줬다고 그러고 제가 허재현 기자한테 자료를 줬다고 그러고...지금 강백신 검사 뭐라고 합니까? ‘법원에서 영장 발부한 겁니다’ 이렇게 얘기하잖아요. 그 영장 발부 사유가 다 거짓말이에요. 지금 수사 결과 재판하고 있는데 뭐가 나옵니까? 저희의 범죄사실이 나왔나요? 제가 민주당이나 이재명과 무슨 관계가 있는 게...단 하나의 증거도 안 나왔어요.

일주일 뒤인 4월 28일 종합청문회에서도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에 사실과 다르게 기재된 부분이 거론됐다.

압수수색영장에 뭐라고 써 있냐 하면 ‘조우형의 알선수재 혐의는 대검 중수부의 부산저축은행 사건 수사 대상이 아니었다’ 이 부분과 또 ‘피해자 윤석열은 박영수의 요청에 따라 조우형의 범죄혐의를 인지하고도 임의로 수사를 진행하지 않은 사실도 없었다’ 이 두 가지가 저는 결정적으로 거짓말이라고 보이는데, 동의하십니까?

예. 그리고 아마 김병욱 의원실 관련해서 제가 거기서 자료를 받아서 일부를 허재현 기자에게 줬다 이런 내용도 있었습니다.

봉지욱 기자가 민주당 자료를 받아서 또 다른 기자에게 제공했다는 허위 사실이 검찰이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에 기재돼 있었다는 것이다.

또 4월 21일 청문회에서 참고인으로 나온 뉴스타파 한상진 기자(윤석열 명예훼손 사건 피고인)는 2011년 윤석열 당시 대검 중수2과장의 결재로 조우형이 출국금지됐고, 조우형이 대검 조사에서 자신의 범죄 4건을 자백했다는 기록이 “검찰이 법원에 낸 증거 기록”에 있다고 확인했다. 대장동 최초 사업자 이강길은 2011년 대검 중수부 면담 당시 수사관이 조우형을 지목하며 “부산저축은행이 대출이 나가는 곳마다 이런 수수료를 받는 게 몇 건이 이렇게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나한테 알고 있는 게 있느냐”고 물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앞서 지난 3월 열린 윤석열 명예훼손 사건 공판에서도 대검 수사관이 ‘조우형 부분은 빼고 확인서를 써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허위 사실로 영장을 받아낸 수법은 9편에서 다룬 서해공무원 사건 당시 검찰이 청구한 노은채 전 국정원장 비서실장 압수수색영장과 비슷하다. 판사는 검사가 적은 사실을 믿고 영장을 내준다. 하지만 그 영장에 허위 사실을 기재했다면 ‘법원이 발부한 영장’은 검찰범죄의 도구가 된다. ‘검찰범죄’ 특검이 필요한 이유다.

조정식 국회의장이 11월 6일 국회 본회의에서 '조작기소' 특검법 가결을 발표하고 있다.(출처: 연합뉴스)

29. ‘윤석열 명예훼손’ 공소장에 ‘이재명’ 이름 100여 차례

4월 21일 청문회에서 김승원 위원의 질문에 한상진 기자는 이렇게 답했다.

제가 알기로는 결국에는 참고인을 향한 공소장에는 이재명 당시 당대표가 160번이 언급된다고 들었습니다. 결국 강백신의 특별수사팀은 참고인을 잡기 위한 최종 목표가 아니라 이재명 당대표를 구속시키기 위한 그 경로로서 참고인들에 대한 강압수사를 한 것 아니겠습니까?

저희가 최초에 공소장을 받아 보고 제가 깜짝 놀랐습니다. 70쪽이 넘는 공소장이었는데요. 그중에 피해자라고 적시되어 있는 윤석열 씨만큼이나 이름이 많이 등장하는 게 이재명 당시 민주당 당대표입니다. 저희 사건하고 아무런 관계가 없고요...(중략)...그런데 공소장 내용의 상당 부분이 ‘이렇게 보인다’, ‘저렇게 보인다’로 구성이 돼 있었습니다. 그리고 판사가 ‘이대로는 재판을 할 수가 없다. 그 공소장을 변경해야 된다’라고 얘기했을 때 검사들은 단 한마디 저항도 하지 않고 공소장을 다 변경했습니다. 공소장을 총 세 번 변경했습니다. 그래서 30여 쪽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이재명 관련된 부분이 다 날아갔습니다.

공소장에는 판사가 유죄의 예단을 가질 만한 내용을 담으면 안 된다. 이른바 ‘공소장일본주의’다. 이를 어기면 공소 제기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다. 지난 4월 7일 열린 검찰 조작기소 의혹 국정조사 기관보고에서 이용우 위원은 1심 재판부(재판장: 허경무 부장판사)가 공판준비 과정에서 ‘공소장일본주의’를 거론하며 지적한 내용을 하나씩 짚었다. “이재명의 공산당 프레임이 명예훼손 사건하고 무슨 상관이 있느냐”, “이 사건은 이재명 유착관계를 판단하는 재판이 아니다”, “이게 명예훼손 사건인지 의문이다. 공소사실에 간접정황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었다.

67쪽(77쪽을 잘 못 말한 것으로 보인다-필자)을 30쪽으로 줄였습니까?

숫자는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는데...

예, 약간 그게 그때 많이 단축을, 간이화했습니다.(중략)

이 사건은 이재명 유착관계를 판단하는 재판이 아니다 이런 지적 받은 것도 알고 있지요? 그것도 기억 안 나요?

구체적인 내용은 기억이 안 나는데 하여튼 그때 그런 재판부의 지적이 있었다는 건...

재판부 지적으로 공소장의 절반 이상을 덜어낸 일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의 특별수사팀장을 맡았던 강백신은 ‘간이화’라고 불렀다.

공소장에서 지워진 ‘이재명’이라는 이름은 당초 이 수사가 처음부터 어디를 겨냥했는지 보여준다. 봉지욱 기자는 검찰이 2023년 초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를 조사하면서 뉴스타파 보도를 제시하고 “여기에 나오는 이 공산당 프레임을 김만배와 당신이 만들어서 유포한 것 아니냐”는 식으로 질문했다며 “이게 검찰 수사기록의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검찰은 뉴스타파 압수수색 나흘 뒤인 2023년 9월 18일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서에 ‘이재명’을 끼워 넣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같은 사건에서 검찰 수사를 받은 김우철 전 민주당 국토교통 수석전문위원의 말이다.

검사가 이미 질문 답변지를 책처럼 다 써 놓고 있습니다. 그러면 그 질문 중에 ‘이재명’이라는 이름이 나오잖아요. 그러면 제가 검사님한테 ‘이 질문에서 이재명이라는 이름은 나올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그러면 넘어가요. 그러면 조사가 다 끝나고 나서 새벽 한 4시나 5시 되어 가지고 인쇄를 해서 그것을 줍니다. (중략) ‘이것 지워 달라’ 이러면 ‘이것 어디 등록되어서 절대 지울 수 없다’ 그럽니다. 그러고는 이것 삭제 줄 긋고 ‘지장 찍어라’ 이럽니다.

‘윤석열 명예훼손’ 사건이라면서 정작 최초 공소장의 표적은 이재명이었다. 누가 이것을 설계했는가?   ‘검찰범죄’ 특검이 필요한 이유다.

4월 21일 열린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서영교 국조특위 위원장이 증인으로 나온 강백신 검사에게 물었다.

강백신 증인, 그때 통신조회를 수천 건 했습니까?

수사 과정에서 통신사실자료를 확인했던 것은 맞습니다.

내가 통신조회 당한 당사자예요. 그 사건으로 통신조회가 수천 건이 있었는데 나를 통신조회했더라고요, 서영교를.

윤석열 명예훼손 사건으로 검찰 압수수색 등 강제 수사를 받은 김우철 전 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의 증언이다.

저는 윤석열 명예훼손 혐의로 그 당시에 압수수색을 당했는데 압수수색영장에 나오는 김만배·허재현·신학림·조우형·이철수 이런 분들을 단 한 번도 본 적도 없고 내 핸드폰을 압수수색해서 거기서 전화번호도 나온 적이 없습니다... (중략)...2년간 여섯 번이나 조사하고...(중략)...제 주변의 핸드폰에 있는 한 9,000명 그 사람들 통신내역 조회 전부 다 해 가지고 사돈의 팔촌까지 전부 통신내역 조회했어요. 내 동생 결혼식 때 처음 봤던 제수씨 친정 오빠, 그런 분들은 30년 동안 본 적도 없는 사람들 다 통신내역 조회해 가지고...중략)...출국정지 시켜서 아파트 집에다 딱지표 한 달이 멀다 하고 붙이고...(중략)...제 어머니 지금 구십 앞두고 계신 분 침실까지 전부 다 압수수색, 수사관 3명이 들어가 가지고 조사하고, 속옷도 다 뒤지고, 서랍장까지 뒤지고...

김우철은 결국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대검찰청이 국정조사에 낸 자료에도 이 사건으로 김우철 등 4명이 불기소됐고, 2025년 5월 ‘잔여사건’이 불기소 처리됐다고 적혀 있다. 그는 “윤석열 정권에서 제가 무혐의 처분받았지만 누구 한 사람 미안하다 전화한 사람 있습니까?”라고 했다. 김승원 위원에 따르면 압수수색을 당한 경향신문 기자 4명도 “한 2년 동안 계속 고초를 당했다”.

검찰 수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도 있다. 김만배에게 돈을 빌린 일로 같은 수사팀의 수사를 받던 전직 한국일보 간부는 2024년 4월 압수수색을 당했고, 두 달여 뒤 숨진 채 발견됐다.

국조특위 결과보고서는 “사건과 관련이 없는 먼 친인척, 초등동창생 등까지 과도한 통신내역 조회가 이루어졌다”는 김우철의 진술과 “수사 과정에서 통신내역을 확인한 사실은 있다”는 강백신의 답변을 함께 기록했다. 그리고 법무부와 검찰에 “피의자에 대한 광범위의 압수수색 및 주변인에 대한 별건수사 개시 등 불공정한 수사절차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형사소송법은 강제수사를 “필요한 최소한도의 범위 안에서만” 하도록 한다. 윤석열 명예훼손 사건 하나로 피의자의 사돈, 초등학교 동창, 구순 노모의 침실까지 털었다. 심지어 참고인과 서영교, 노종면 등 현직 국회의원 및 그 가족까지 통신조회를 당했다. 검찰이 무엇 때문에 이렇게 필사적으로 수사를 했는지 규명해야 한다. ‘검찰범죄’ 특검이 필요한 이유다.

11월 6일 국회 본회의에서 조작기소 특검법안이 재선의원 168명 가운데 167명의 찬성으로 통과됐다.(출처: 연합뉴스)

오늘 국회 본회의에서 특검법안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두 불참한 가운데 재선의원 168명 중 찬성 167명, 반대 1명으로 가결됐다. 특별검사는 빠르면 오는 11월 22일쯤 임명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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