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건기식으로 치매 예방까지? 종편 4사 건강프로그램 일괄 중징계

▲ 2026년 6월2일 TV조선 '건강한 집2' 유튜브 갈무리.
▲ 2026년 6월2일 TV조선 '건강한 집2' 유튜브 갈무리.

포스파티딜세린(PS) 효과 과장 지적 “의약품으로 오인”

TV조선·채널A·JTBC·MBN 건강프로그램 6건 중징계

“굉장히 많은 프로그램들이 협찬, 방송사별 점검 필요”

▲ 2026년 6월2일 TV조선 '건강한 집2' 유튜브 갈무리.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가 건강기능식품을 의약품으로 오인할 수 있게 방송한 종합편성채널 4사에 일괄 법정제재를 의결했다.

방미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방송소위)는 20일 열린 27차 회의에서 법정제재 '주의'를 TV조선 2건(6월2일 '건강한 집 2'·6월8일 '우리동네 건강왕'), JTBC 1건(6월2일 '다시 쓰는 건강노트'), 채널A 1건(6월2일 '몸신의 탄생'), MBN 2건(7월6일 '바디인사이트'·4월26일 '당신이 아픈 사이') 의결했다. 모두 올해 방송된 협찬 방식의 프로그램이다. 의결은 차후 전체회의에서 확정된다.

MBN '당신이 아픈 사이'를 제외한 모든 방송은 건강기능식품 원료인 포스파티딜세린(PS)을 경도인지장애 치료, 치매 예방 등 뇌질환에 효과가 있는 의약품으로 혼동하게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같은 날(6월2일) 3개의 방송사가 일제히 비슷한 방송을 했을뿐더러 비슷한 시간에 PS 성분과 관련된 홈쇼핑이 방송돼 '연계편성' 의혹도 불거졌다. MBN '당신이 아픈 사이'엔 암 예방 등 확인되지 않은 콜라겐의 효과를 부적절하게 방송했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홍미애 위원은 "PS는 뒤에 10분만 나왔지만 대부분의 방송 70%가 치매와 관련된 내용들이다. 그 이후에 PS가 나오니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것처럼 인식되는 것"이라며 "전문가도 나오고 논문을 인용하니까 굉장히 과학적으로 딱 떨어지는 이야기라고 믿게 된다. 건강기능식품이지만 약처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의견진술차 출석한 MBN 제작국장은 "치매 예방이나 치료 효과가 있다고 직접적으로 쓰진 않았다. 낮아진 인지력을 개선할 수 있다는 표현인데 배치에 문제가 있지 않았나 싶다"며 "시청자 입장에서 오인할 수 있는 소지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편집과 구성 과정에서 부주의했던 부분들을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TV조선 편성제작팀장 역시 "어느 정도 (지적을) 동감해서 그런 부분 고민하고 있다. 협찬 사실에 대한 고지 등 사전적인 노력은 하고 있는데 그 부분도 더 강화하면서 구성에 대한 고민도 더 해보겠다. 자체적으로 모임도 가졌고 안건 상정 직후 다시보기를 바로 내렸다"고 말했다.

조승호 위원은 연계편성 가능성을 지적했다. '홈쇼핑 연계편성'은 방송사가 건강정보 프로그램을 방영하는 시점에 홈쇼핑 채널에서 동일하거나 유사한 원료의 건강기능식품 및 제품을 동시 판매하도록 사전에 기획·편성하는 행위로 협찬형 광고 소지가 강하지만 시청자 입장에선 이를 인지하기 어려워 부적절한 방송 관행이라는 지적이 이전부터 나온 바 있다. 그러나 심의 규정에 연계편성을 제재하는 규정이 없어 이번 심의에선 연계편성 관련 내용이 질의만 나온 채 의결에 반영되지 않았다.

조 위원은 "(안건 상정된) 6개 프로그램 다 방송 끝나고 1시간 이내에 홈쇼핑에서 그 성분의 다른 제품이 판매됐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나"라고 물었고 종편 관계자들은 일제히 '방송 이후에 알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조 위원은 "방송사가 비슷한 시점에 일제히 방송할 정도로 (PS가) 열풍이 불었나. 수익이 별로 나지 않는다는 답변으로는 이 의문이 해소되지 않는다"며 "홈쇼핑하고 연계를 할 경우엔 협찬 금액이 2배로 뛴다는 기사도 있었다. 방송 제작을 할 때 협찬주가 방송에 대해 무언가 반영해 달라는 요청을 하진 않았나"라고 재차 물었고 종편 관계자들은 '제작에는 외부 인사가 관여할 수 없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김민정 부위원장은 "프로그램별로 대동소이하다. 치매 환자가 있는 사람이 나오고 치매 환자를 돌보는 과정에서 본인도 경도인지장애를 느끼거나 그런 위험성을 느끼고, 그래서 PS를 온가족이 복용해 예방에 도움이 된다, 내 건강을 지킨다는 식의 구성"이라며 "건강기능식품의 문제 중 하나가 경도인지장애 단계부터 진단을 적시에 받고 거기에 맞는 치료제를 먹어야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건데 다수의 시청자가 (방송을 보고) 'PS 먹으면 괜찮구나'하면서 적확한 시기에 병원을 안 찾게 된다는 문제가 있다고 한다. 지금 방송도 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우석 위원이 불참한 채 3인 위원이 법정제재 '주의' 의견을 내면서 과반으로 의결이 이뤄졌다. 조승호 위원은 "홈쇼핑 채널 (규정 위반) 사례보다 종편 채널 사례가 더 엄중하다고 생각한다. 종편의 경우 '방송이 거짓말하겠어'라는 전제를 깔고 보기 때문"이라며 "이번이 (지금의 방미심위 체제) 첫 사례니 법정제재 중에선 가장 낮은 수위로 의결하고 유사 사례가 재발하면 더 가중 제재하는 방안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홍 위원도 "굉장히 많은 건강정보 프로그램들이 협찬을 받아서 하고 있다. 방송사별로 점검하고 개선하라는 차원의 공문도 보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일곤 위원은 "제품을 홍보하는 게 아니라 성분을 얘기하는 것"이라며 행정지도 '의견제시'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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