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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통죄 폐지됐는데 상간자 위자료는 그대로…이혼 시 ‘위자료’ 산정은?

현재 5000만~1억원 수준인 이혼 위자료를 놓고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현재 5000만~1억원 수준인 이혼 위자료를 놓고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법알든든 (12) 이혼 소송의 위자료청구권

최태원·노소영 부부의 이른바 ‘세기의 이혼 소송’은 재산분할과는 별개로 위자료도 유례를 찾을 수 없는 20억원이란 금액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하지만 현실 속 이혼 위자료는 십수년째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김동원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판사의 논문에 따르면, 2011~2021년 이혼·위자료 소송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위자료는 대부분 5000만~1억원 수준이다.위로가 되어야 할 위자료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혼 소송에 있어 위자료는 어떻게 매겨지는 걸까?

현재 5000만~1억원 수준인 이혼 위자료를 놓고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이혼 소송에 있어 위자료는 이혼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이다. 부부 한쪽의 잘못으로 이혼하게 된 사람의 마음과 고통을 위로하는 것인데, 유책배우자(혼인파탄에 책임이 있는 배우자)에게 청구할 수 있다.

이때 정신적 고통이란 배우자의 혼인파탄 행위 그 자체와 그에 따른 충격, 불명예 등을 들 수 있다.

위자료는 액수 산정에 기준이 없다. 이혼 위자료의 산정은 재산상 손해와 달리 반드시 증거로 입증할 성질도 아니다. 별도의 증거가 필요하지 않고, 법원이 여러가지 사정을 참작해 직권으로 액수를 정한다.

실무 판결로 봤을 때 성별, 혼인기간, 이혼사유 정도가 중요하게 고려된다. 혼인기간이 길수록, 또 부정행위가 포함된 경우 더 높은 위자료가 책정되는 경향이 있다.

위자료는 기본적으로 과실상계의 규정에 따른다. 과실상계란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로 손해를 배상해야 할 때, 피해자에게도 일정 부분 과실이 있다면 그 비율만큼 배상액을 줄여주는 제도다.  따라서 부부 모두가 혼인파탄에 비슷한 정도의 책임이 있는 경우에는 위자료 청구는 기각된다.

대법원 1994. 4. 26. 선고 93므1273,1280 판례에서는 “혼인의 파탄에 원고와 피고 쌍방에게 귀책사유가 있고 그 정도를 비교해볼 때 어느 쪽에게 더 무거운 책임이 있다고 하기 어려울 정도로 쌍방의 책임정도가 대등하다고 판단해 피고의 위자료 청구를 기각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기사의 내용을 바탕으로 생성한 이미지. 챗GPT

위자료는 부부 당사자뿐만 아니라 이혼의 원인을 제공한 사람에게도 청구할 수 있다. 배우자에게 책임이 있다면 배우자를 상대로, 시부모나 장인·장모, 간통 상대방 등 제3자가 혼인파탄에 책임이 있다면 그 제3자를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

부부 일방의 외도로 인한 부정행위뿐만 아니라 제3자가 혼인생활에 부당하게 간섭해서 혼인을 파탄에 이르게 한 경우, 혼인생활의 지속을 강요하는 것이 가혹하다고 여겨질 정도로 시부모나 장인·장모에게 폭행이나 학대 또는 모욕을 당하는 경우도 해당된다.

다만 불화나 장기간 별거로 이미 공동생활이 파탄되고 부부생활이 객관적으로 회복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른 후에는 제3자가 부부의 일방과 외도를 했더라도 상대 배우자는 제3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

대법원 2014. 11. 20. 선고 2011므2997 판결에 따르면 “이혼하지 않았더라도 실제 부부 공동생활이 파탄되어 회복할 수 없을 정도의 상태라면 배우자의 부부 공동생활에 관한 권리가 침해되는 손해가 생긴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한편 간통제 폐지 이후에도 상간자에 대한 위자료 금액이 너무 낮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무에서 상간자에 대한 위자료는 1500만~3000만원 정도 인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위자료 청구, 3년 이내 협의 이혼에도 가능

재판을 통해 이혼 시에만 위자료 청구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위자료 청구는 재판상 이혼뿐만 아니라 협의이혼, 혼인의 무효·취소의 경우에도 할 수 있다. 다만 이혼한 날로부터 3년이 지나면 시효가 소멸한다.

재판상 이혼의 경우 이혼 청구와 함께 위자료 청구가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협의이혼일 때는 위자료에 대한 합의가 되지 않은 채 이혼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위자료 청구권은 이혼한 날부터 3년 이내에 행사할 수 있다.

판결에 따라 위자료 지급 이행이 정해졌음에도 위자료를 지급하지 않는 경우, 위자료 지급의무 이행명령 신청을 할 수 있다.

또 가정법원은 의무자가 위자료 지급 이행명령을 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위자료를 지급하지 않으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교도소 또는 구치소 등에 감치하는 등 이행을 강제할 수 있다.

미리 알아두는 ‘법알든든’ 상식…이혼 위자료

◆위자료는 이혼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으로, 산정 기준이 따로 없고 법원이 직권으로 정한다.

◆부부 모두 혼인파탄에 쌍방의 책임이 있으면 일방의 위자료 청구는 기각된다.

◆위자료는 부부 당사자뿐 아니라 상간자, 시부모, 장인·장모 등 혼인파탄의 원인을 제공한 제3자에게도 청구할 수 있다.

◆위자료 청구는 재판상 이혼뿐 아니라 협의이혼, 혼인의 무효·취소의 경우에도 가능하다.

◆판결로 정해진 위자료를 정당한 이유 없이 계속 지급하지 않으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거나 감치될 수 있다.

부부 당사자가 선택하고 많은 이들 앞에 서약한 결혼인 만큼 이혼의 진통은 더 크다. 얼마전 이혼 판결을 내린 한 판사는 판결문에서 위자료에 대해 ‘마음 아프게 한 값’이라고 풀이해 사람들의 이해를 도왔다. 마음의 상처가 금전으로 아물 순 없지만 그 풀이에 대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유책 사유가 아무리 중대해도 위자료가 1억원을 넘는 경우가 없던 점을 감안하면, 최태원·노소영 이혼 사건에서 판결된 위자료는 유례없는 금액이다. 다만 이번 판결로 수십년간 동결되어 있던 위자료 산정 기준이 현실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법조계 시각도 존재한다.

위자료 청구는 누구에게 어느 정도 책임이 있는지, 결혼의 파탄 시점이 언제인지가 결과를 좌우하는 만큼 사안별로 꼼꼼히 따져보고 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할 것이다.

이 기사는 일반적인 법 상식을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법률 문제는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제47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현재 법무법인(유) 원의 구성원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민사 분쟁부터 기업 법무까지 폭넓은 실무 역량을 갖춘 그는 한국원자력환경공단, 한국가스공사, 경기주택도시공사, 삼성전자 등의 고문변호사를 역임하며 다수의 소송과 법률 자문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왔다.

인생은 늘 관계와 돈으로 예상치 못한 일을 맞이한다. 재산 문제와 가족간, 형제간 불화는 터놓고 말하기도 어렵다. 더 행복한 노후를 위해 ‘미리 알아두면 든든한’ 실생활 속 법을 법률전문가와 함께 알아본다.

이 기사는 ‘디지털농민신문’에서 한발 앞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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