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가맹점주 승소했지만 돈 제대로 못 받는다? 피자헛 차액가맹금 판결 後 [추적+]

한국피자헛이 피자헛 영업권을 사모펀드에 매각했다.[사진|뉴시스]
한국피자헛이 피자헛 영업권을 사모펀드에 매각했다.[사진|뉴시스]

한국피자헛 가맹점주들은 부당이득금 반환청구소송에서 이겼다. 하지만 정작 부당이득금을 제대로 돌려받을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이유는 인수ㆍ합병에 있다. 한국피자헛이 브랜드와 영업권을 사모펀드에 넘기면서 채무는 떠안았기 때문이다.

가맹점주들이 돈을 받으려면 PH코리아가 아닌 빈껍데기만 남은 옛 회사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일반 회생채권자인 가맹점주들은 변제 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이른바 피자헛 차액가맹금 판결이 남긴 숙제는 무엇일까.

차액가맹금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식재료나 원부자재를 공급하면서 원가에 붙여 받는 유통 마진을 의미한다. 이 차액가맹금은 가맹본부와 가맹점의 갈등을 유발하는 단골 요인으로 꼽혀 왔다. 상대적으로 정보력과 협상력이 낮은 가맹점주로선 가맹본부가 차액가맹금을 어떻게 산정했는지, 또 적정한 수준인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올해 1월 프랜차이즈 업계에 이정표가 될 만한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2020년 피자헛 가맹점주 90여명이 가맹본부를 상대로 제기한 차액가맹금 소송에서 대법원은 원고가 일부 승소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당시 피자헛 가맹점주들은 가맹본부가 매출의 6에 해당하는 로열티를 받으면서도 가맹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차액가맹금을 받아왔다면서 부당이득금 반환청구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에 이어 대법원까지 가맹점주의 손을 들어둔 셈이다.

대법원은 가맹본부와 가맹점이 차액가맹금 부과를 두고 명시적 혹은 묵시적으로 합의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가맹본부는 소송 진행 기간을 포함한 2016년에서 2022년 수취한 차액가맹금 215억원을 가맹점주에게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문제는 그 이후다. 가맹점주들은 승소하고도 가맹본부가 부당하게 챙긴 차액가맹금을 온전히 돌려받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 피자헛 가맹본부가 2심에서 패소한 직후인 2024년 11월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가맹본부 측은 소송에 참여한 일부 점주가 가맹본부의 은행계좌 압류를 신청하면서 발생한 현금흐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기업회생 신청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기업회생 과정에서 제3자에게 피자헛의 영업권을 매각하는 인가 전 M&A를 추진했고, 그 결과 지난 2월 피자헛 브랜드와 영업권이 PH코리아에 넘어갔다.

한데 이 과정에서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가맹점주에게 반환해야 할 차액가맹금을 포함한 채무는 기존 가맹본부인 한국피자헛에 남았다. 이에 따라 한국피자헛은 영업권 매각 대금 110억원으로 채권을 변제한 후 청산 절차를 밟는다. 가맹점주들이 소송에서 승리하고도 차액가맹금을 제대로 돌려받을 수 있을지 불투명해진 이유다.

법원은 지난 16일 한국피자헛의 제출한 청산형 회생계획안을 인가했다. 이에 따른 가맹점주의 실제 변제율은 14.0에 그쳤다. 피자헛의 부채 총계가 659억원으로 자산 총계를 415억원 초과한 게 영향을 미쳤다.

일반 회생채권자인 가맹점주의 변제 순위는 공익채권, 회생담보권 등에 밀릴 수밖에 없다. 5년 넘게 이어진 법적 공방에서 승소하고도 피해를 제대로 구제받지 못한 이유다. 이대로 괜찮은 걸까. 냉정하게 살펴봐야 할 게 있다.

피자헛의 사례는 사법부가 프랜차이즈 업계 고질병으로 꼽혀온 깜깜이 차액가맹금 문제를 판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럼에도 가맹본부가 가맹점주로부터 수취한 부당이득금을 제대로 반환하지 않는다면 되레 나쁜 선례로 남을 수 있다.

피자헛의 인수ㆍ합병은 영업권을 매각하고, 채무는 껍데기만 남은 가맹본부에 남겨둔 것이나 다름없어서다. 피자헛 가맹점주를 대리해 소송을 진행한 법무법인 인의 안희철 국장은 "한국피자헛은 가맹점주와 협의하고 상생을 위한 노력을 기울일 수 있었다. 하지만 M&A를 통해 법적 책임을 회피하는 결정을 내렸다. 전형적인 도덕적 해이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모럴해저드를 막기 위해선 기업의 명백한 위법 행위에서 발생한 피해는 비면책 채권으로 분류하거나 변제율을 높이는 등의 법적, 제도적 보완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실제로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차액가맹금 소송이 들불처럼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엔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 가맹점주 200여명이 차액가맹금 산정 기준이나 방식을 계약서에 제대로 밝히지 않았다며 가맹본부를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올해 4월엔 저가커피 프랜차이즈 메가MGC커피 가맹점주 300여명이 구체적인 산정 기준을 합의하지 않은 차액가맹금은 부당이득에 해당한다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배스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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