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증시, 탐욕에 경종 울렸다…세계 1위 찍고 25% 폭락”

올해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최고 수익률을 기록한 한국 증시가 불과 수주 만에 약세장으로 추락했다. 인공지능 반도체 열풍과 개인투자자들의 '빚투'가 상승장을 폭발적으로 키웠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 집중된 시장 구조가 하락 충격까지 증폭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로이터통신은 한국 코스피가 인공지능 반도체 열풍을 타고 6월 말 사상 최고치인 9114.55까지 치솟은 뒤 고점 대비 25%가량 급락했다고 보도했다. 통상 고점에서 20% 이상 하락하면 약세장에 진입한 것으로 본다. 그럼에도 코스피는 올해 들어 여전히 약 60% 상승해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최고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인도수에즈 웰스매니지먼트의 프랜시스 탄 아시아 수석 전략가는 이번 급락을 두고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탐욕스러운 사람과 두려움에 빠진 사람 모두에게 해당한다"며 "두려움 때문에 투자하지 못했던 사람에게는 매수하기 좋은 시점이지만, 이미 비중을 과도하게 늘린 사람에게는 반도체 투자가 변동성이 큰 게임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고 진단했다.
상승장의 중심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었다. 로이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 자체가 변동성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코스피 비중이 높기 때문에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지수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나라보다 크다"고 전했다. 엔비디아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7%에 불과한 것과 대조적이다.
개인투자자들의 빚투도 상승세를 키웠다. 주가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자 신용융자 잔액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개별 종목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에도 투기성 자금이 몰렸다. 그러나 반도체주가 급락하자 레버리지가 반대로 작동하며 증시 하락 폭을 키웠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한국 증시에서 약 1100억 달러를 빼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달 한국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은 305억 달러로 25년여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홍콩 투자사 CLSA의 알렉산더 레드먼 수석 주식 전략가는 "한국은 여전히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큰 비중 확대 시장이지만 나는 비중을 줄이기 시작했다"며 "우려스러운 것은 개인투자자들이 운전대를 잡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신용거래를 많이 사용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