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원, 트럼프 손 들어줬다…"130만 이민자 추방 길 열려"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의 손을 들어주면서 최대 130만명의 임시 보호지위 이민자가 추방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판결은 당장 아이티와 시리아 출신 이민자에게 적용되지만, 향후 트럼프 행정부가 다른 국가 출신 이민자의 보호도 종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25일 보수 성향 대법관 6명, 진보 성향 대법관 3명의 의견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아이티와 시리아 출신 이민자들의 임시 보호지위를 종료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임시 보호지위 종료 여부는 행정부의 재량 사항이며 법원이 이를 폭넓게 심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의 직접적인 대상은 약 35만명의 아이티인과 약 6100명의 시리아인이다. 이들은 그동안 내전이나 자연재해 등으로 본국 송환이 위험하다는 이유로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거주하고 취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결정으로 이들의 보호 지위는 종료 절차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더 큰 관심은 이번 판결이 다른 임시 보호지위 대상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다. 현재 미국에는 베네수엘라, 아프가니스탄,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등 17개국 출신 약 130만명이 임시 보호지위 혜택을 받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들 국가 상당수의 임시 보호지위 종료를 추진하고 있어 이번 판결이 향후 대규모 추방 정책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수 의견을 작성한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은 임시 보호지위 관련 법률이 보호 지위 종료 결정에 대한 사법심사를 제한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엘레나 케이건 대법관은 반대 의견에서 행정부가 법이 요구한 절차를 충분히 지키지 않았으며, 법원이 이를 심사할 권한까지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시 보호지위가 본래 일시적인 제도였음에도 장기간 유지되면서 사실상 영주권에 가까운 제도로 변질됐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이민자 단체들은 수십 년간 미국에서 세금을 내고 일하며 가정을 꾸린 이민자들이 한순간에 추방 위험에 놓이게 됐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