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美 민주당 '공산주의자'로 몰아 붙이던 트럼프, 시진핑엔 '역대급' 환영

▲도널드 트럼프(오른쪽에서 두 번쨰)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왼쪽에서 두 번째) 중국 국가 주석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회담을 가졌다. 영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맨 오른쪽)와 펑리위안도 함께 기념촬
▲도널드 트럼프(오른쪽에서 두 번쨰)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왼쪽에서 두 번째) 중국 국가 주석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회담을 가졌다. 영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맨 오른쪽)와 펑리위안도 함께 기념촬

4개월만에 열린 미중 정상회담서 양국 무역 분쟁 휴전

미중 정상이 넉 달 만에 다시 만나 소위 '무역 휴전'을 연장하는데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새로운 합의안을 도출해냈다고 평가하면서, 대만 문제에 대해 미측이 신중하게 처리해주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2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올해 5월, 저와 트럼프 대통령은 중미 간에 건설적이고 전략적이며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하기로 뜻을 모았다"며 "이러한 새로운 관계 설정은 중미 관계의 현실을 반영하는 동시에 미래에 대한 기대도 담고 있으며, 양국이 올바르게 공존하는 길로 나아가는 중요한 한 걸음"이라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시 주석이 "중미 양국은 실질적인 협력 속에서 상호 이익과 공동의 승리를 거둘 수 있고, 건전한 경쟁 속에서 서로의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다"라며 "중미 간 건설적·전략적·안정적 관계가 양국 국민과 세계 각국 국민에게 더 큰 혜택을 가져다주도록 해야한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통신은 "시진핑 주석은 양국 경상·무역 팀이 새로운 협상을 개최하여 새로운 공동 합의안을 도출해낸 것은 양국 산업계와 국민, 나아가 세계 경제에 모두 좋은 소식이라고 강조했다"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 합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무역 분쟁 휴전이 2개월 연장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통신은 시 주석이 워싱턴에 도착한 직후 미국 방송 폭스뉴스에 출연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미중 양측이 무역 휴전을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와 시진핑이 내년 1월까지 더 큰 규모의 합의에 도달하거나, 단순히 무역 휴전을 다시 한 번 연장하기로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에서 두 번쨰)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왼쪽에서 두 번째) 중국 국가 주석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회담을 가졌다. 영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맨 오른쪽)와 펑리위안도 함께 기념촬영을 가졌다. ⓒAP=연합뉴스

양국 회담에서는 인공지능(AI)과 관련된 내용도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신화통신>은 "시진핑 주석은 중·미 양국이 모두 인공지능(AI) 대국으로서 경쟁도 존재하지만 협력의 여지가 더 크며, 서로 경계하기보다 각자의 장점을 발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통신은 시 주석이 "양측은 AI 대화를 계속 전개하여 그 위험과 이점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AI가 남용되거나 악용되는 것을 함께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며 "AI 기술에 대한 인간의 통제력을 유지하고, 인간 중심이자 선을 지향하는 이념을 견지하여 AI가 인류의 진보를 위해 봉사하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AI가 인류를 통제하거나 지배할 수 있다는 AI 기업들의 경고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AI를 '슈퍼 지능'(super intelligence)을 의미하는 SI로 부르자고 주장했는데, 이번에도 기술의 통제를 강조하는 시 주석과는 다른 입장을 내놨다.

그는 시 주석과 정상회담에 앞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의 본인 계정에 "슈퍼 지능이 주요 논의 의제가 될 것"이라면서도 "이 문제를 현 상태 그대로 두고 싶다. 중국 역시 마찬가지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안전장치는 법무부"라고 말해 AI에 대한 별도의 규제보다는 기존 법적 규제를 적용하면 된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 통신은 "억만장자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이 AI가 인류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거듭 일축해 온 반면, 시 주석은 이 문제에 대해 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날 회담에서는 우크라이나와 이란, 한반도 등 국제 정세도 논의됐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특히 대만 문제에 대한 시 주석의 단호한 입장이 다시 한 번 전달됐다.

<신화통신>은 "시진핑 주석은 국가 통일과 영토 보전을 수호하려는 중국 측의 입장은 매우 명확하다고 강조했다"라며 "미국 측이 '대만 독립'에 반대하는 올바른 입장을 견지하고 대만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하여, 중·미 전략적 협력과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견고한 토대를 마련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라고 전했다.

이는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지 말라는 요구를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는 140억 달러(약 19조 원)에 달하는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계획을 보류하고 있는데, 지난 5월 베이징에서 열린 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무기 판매 계획에 대해 "승인할 수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에게 좋은 협상 카드"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22일 <로이터> 통신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지난 1982년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체결한 미·중 3차 공동성명인 8.17공보를 근거로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중단을 미국에 요구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당시 성명에는 미국이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점진적으로 축소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번 회담에서 양국의 무역 분쟁 휴전 외에 구체적 합의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를 두고 통신은 "트럼프와 시진핑 두 지도자 모두 무역 (전쟁) 휴전을 계속 유지할 유인이 있다"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통신은 "(여당인) 공화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의회 주도권을 지키려 애쓰고 있지만 역풍을 맞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추가적인 경제적 혼란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통신은 "시진핑은 첨단 기술 수출은 호조를 보이는 반면 내수 경제는 어려움을 겪고 있어 불균형한 중국 경제 상황을 헤쳐 나가고 있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가 시진핑을 적극적으로 포용하는 모습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국내에서의 선거 캠페인 메시지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라며 "트럼프는 민주당을 극단적인 세력으로 몰아세우기 위해 몇 달 동안 그들을 '공산주의자'라고 칭해왔지만, 24일에는 정작 중국 공산당 수장인 시진핑 주석을 친근한 개인적 친구로 열렬히 환영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미국의 비영리채널 C-SPAN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이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외국 정상을 직접 영접한 것은 2015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맞이한 이후 최초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 정상은 회담 이후 백악관에서 국빈 만찬을 가졌다. 만찬에는 양국 정상 부부와 수행원들뿐만 아니라 젠슨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부부, 샘 올트먼 오픈AI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부부, 짐 테이클릿 록히드마틴 CEO 등이 참석했다.

중국 출신 기업가들이 참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통신은 이번 만찬 준비에 정통한 한 관계자를 인용해 "미·중 양측 당국자들은 일부 중국 기업의 경영진을 만찬에 포함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며 "그러나 국빈 방문 협상 과정에서 미국 측이 의전 절차를 제안하고 중국 CEO들이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 명확히 밝히는 데 미온적이었던 점이 장애물이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이와 관련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라고 보도했다.

통신은 만찬 메뉴로 호박 벨루테 수프와 야생 버섯 프리카세(프랑스식 스튜)로 시작해 참깨를 입힌 농어가 메인으로 제공되며 바닐라 크뢰뫼 디저트로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회담 이후 열린 국빈 만찬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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