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中, 최첨단 암 면역치료제 개발 중심지로…전세계 82% 차지"

전세계에서 현재 동물실험이나 임상시험 중인 체내 CAR-T 치료제 140개 중 82%를 중국 연구진, 기업이 개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전세계에서 현재 동물실험이나 임상시험 중인 체내 CAR-T 치료제 140개 중 82%를 중국 연구진, 기업이 개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체내 CAR-T 치료제 동물·임상시험 주도

전세계에서 현재 동물실험이나 임상시험 중인 체내 CAR-T 치료제 140개 중 82%를 중국 연구진, 기업이 개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중국이 암·자가면역질환 치료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는 '체내(in vivo) 키메라항원수용체-T(CAR-T)' 치료제 개발의 중심지로 부상했다. 전세계에서 동물실험이나 임상시험 단계에 있는 체내 CAR-T 치료제의 80% 이상이 중국에서 개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존 우 미국 보스턴컨설팅그룹 매니징디렉터 연구팀은 전세계 체내 CAR-T세포 치료제 개발 동향을 분석해 지난달 28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리뷰 드러그 디스커버리'에 발표했다.

CAR-T 치료는 환자 본인의 면역세포인 T세포에 특정 표적을 인식하는 '키메라항원수용체(CAR)'를 발현하도록 유전자를 바꿔 T세포가 특정 세포만 공격하도록 만든 뒤 다시 체내에 주입하는 치료법이다. T세포는 손상됐거나 비정상적인 세포를 인식·파괴하는 면역세포다. CAR-T 치료는 현재 일부 백혈병과 림프종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기존 CAR-T 치료는 환자의 혈액에서 T세포를 꺼낸 뒤 실험실에서 유전자를 바꾼 뒤 증식시켜 다시 환자에게 투여하는 '체외(ex vivo)' 방식이 주로 사용된다. 세포를 별도로 채취하고 배양·가공해야 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체내 CAR-T 치료는 유전자 전달체 등을 투여해 환자의 몸 안에서 직접 T세포를 CAR-T세포로 바꾸는 방식이다. 별도의 세포 채취와 체외 배양 과정이 필요하지 않아 기존 CAR-T보다 생산 과정이 단순하고 비용을 낮출 수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체내 CAR-T 분야의 기초·전임상 연구에서는 미국과 독일 연구진이 주도해왔지만 임상시험 단계 진입은 중국이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에서 개발 중인 체내 CAR-T 치료제 140개를 분석한 결과 82%가 중국 연구진과 기업이 개발하는 치료제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일 중국 우한 화중과학기술대 퉁지병원 연구팀은 자가면역질환 환자 16명을 대상으로 체내 CAR-T 치료를 시행한 결과 일부 환자의 증상을 개선한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에 발표했다.

중국에서 개발된 체내 CAR-T 치료제의 해외 진출도 시작됐다. 이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중국에서 개발된 혈액암용 체내 CAR-T 치료제의 임상시험을 처음으로 승인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체내 CAR-T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정부의 지원, 연구기관·병원·기업 간 긴밀한 협력, 대규모 환자군을 꼽는다. 에밀리 블라이스 호주 웨스트미드 의학연구소 부교수는 네이처와의 인터뷰에서 "최소 5년 전부터 중국에서 체내 CAR-T 관련 연구가 빠르게 축적됐으며 상당수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샤오위안 중국 산둥암병원 핵의학·분자영상센터장은 "중국에는 자가면역질환 환자가 많고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인 환자의 규모도 크다"며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임상시험 참여 의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특히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IIT)' 제도를 체내 CAR-T 개발 성장의 주요 원동력으로 분석했다. IIT는 국가 의약품 규제기관의 정식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거치지 않고 병원이나 연구자가 주도해 신기술을 환자에게 시험할 수 있는 제도로, 기관 윤리위원회 승인과 국가위생건강위원회의 감독 아래 진행된다.

연구팀은 대규모 임상 시험 참여자와 IIT 제도를 활용하면 중국에서의 임상시험 진행 비용이 미국에서 같은 시험을 진행할 때의 약 절반 수준일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최근 중국 정부는 세포·유전자 치료제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5월 도입된 새 규정에 따라 IIT는 중국 의료체계에서 최상위 등급을 획득한 대형 종합병원인 '3급 갑등 병원'에서만 수행할 수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윤리적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추가 평가를 요구하거나 임상시험을 중단·변경·취소할 수 있으며 해외 기관이나 기업이 참여한 시험에는 추가 승인도 필요하다.

규제 변화 이후 체내 CAR-T 임상시험 최소 6건이 새로운 규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중단·철회된 것으로 나타났다. 새 제도에서는 희귀질환을 대상으로 한 일부 신기술의 경우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가 확인되면 병원이 정식 의약품 허가 전에 환자에게 치료를 제공하고 비용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전문가들은 체내 CAR-T 치료제가 초기 임상시험에서 가능성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안전성과 효과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강조한다. 기존 체외 CAR-T 치료에서도 심각한 독성이 보고된 바 있는 만큼 체내 CAR-T 역시 장기간 효과가 지속되고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하지는 않는지 추가 임상 데이터가 필요하다.

천 센터장은 "성공적인 임상 개발은 치료 비용을 낮추고 전세계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임상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도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안전성과 효능을 확립하기 위한 상당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doi.org/10.1038/d41573-026-00140-3

doi.org/10.1056/NEJMc2603114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