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가 선물옵션이야?…'하이닉스 레버리지'에 기묘한 일이 생긴 이유

ACE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ETF는 8일 SK하이닉스 주가가 7.7% 급락했는데도 49.7% 급등했다. 그리고 9일 시장에선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등하는데도 이 상품의 가격은 35% 이상 급락했다. 이는 단일가매매 시간대에 높은 호가 대량 주문이 들어오면서 시장가가 왜곡된 결과다.
ETF의 가격은 시장가와 순자산가치로 나뉜다. 시장가는 투자자가 ETF를 거래소에서 주식처럼 사고팔 때의 가격이고, 순자산가치는 ETF가 편입한 기초자산의 실제 가치다. 특정 시점에 매수자나 매도자가 몰리면 시장가가 순자산가치보다 높아지거나 낮아지면서 괴리율이 벌어진다. LP는 보통 대형 증권사이며 거래소에서 ETF를 직접 사고팔면서 순자산가치에 가까운 수준의 호가를 의무적으로 제시하는 방식으로 괴리율이 벌어지는 것을 막는다.
그러나 거래소 규정상 LP는 장 시작 전후나 장 마감 직전은 호가 제출 의무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 이 시간대에 높은 호가의 대량 매매 주문이 들어오면 시장가가 왜곡될 수 있다. 8일 장 마감 직전 단일가매매 시간대에 한투운용의 ACE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매매가 급증하면서 시장가가 빠르게 변동했다. 변동성완화장치가 발동하면서 장 마감 직후까지 거래가 이어졌고, 이때 투자자가 ACE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를 순자산가치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대규모로 주문을 넣었다.
이 주문이 반영된 시장가는 3만원으로 치솟았고, 이는 당시 추정 순자산가치 1만6164원보다 86%가량 높은 비정상적 가격이다. 이 상황에서 다른 투자자가 8일 오후 3시 20~32분에 ACE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를 지정가가 아닌 시장가로 매수 주문을 하면, 이 상품을 3만원에 사야했던 것이다. 9일 시장에서는 기초자산인 SK하이닉스의 주가가 급등한 반면 해당 상품은 급락했다. 이는 괴리율 축소의 과정이었다.
투자자가 거래소나 ETF 운용사로부터 보상을 받기는 힘들어 보인다. 결국 투자자가 이런 문제를 피하려면 ETF 상품 구조에 대한 정보를 확실하게 파악하고, 단일가매매 시간대에는 ETF 매매를 하지 않는 쪽이 좋은 셈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LP와 협조를 강화해 장 시작 전후나 장 마감 직전의 모니터링을 더 촘촘하게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처럼 시장가보다 지나치게 높은 대규모 매매 주문이 들어오면 정보를 LP와 바로 공유하고 호가 제출 의무 면제 시간대여도 LP가 호가를 제시해 시장가 왜곡을 막도록 요청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