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년 버틴 이란인데…트럼프 '경제적 압박' 효과 의구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추가 대규모 공습 대신 제재와 해상 봉쇄 등 경제적 압박을 다시 전면에 내세웠지만 그 효과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들은 "이란 경제가 이미 상당한 타격을 받은 만큼 추가 군사작전보다 경제 압박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설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 강화가 이란 정권이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데 일정 부분 동의했다. 미국은 금융·석유 제재를 강화하고 해상 수송망을 압박해 주요 수입원을 차단하는 방향으로 대이란 전략의 무게중심을 옮겨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막대한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며 돈이 없는 이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추가 군사행동을 일단 접은 데는 확전 위험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이란을 다시 대규모로 공격할 경우 이란의 보복과 중동 전쟁 확대, 국제유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그 정치적 부담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란에 대한 경제 압박이 실제로 양보를 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 또한 여전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이란 경제가 6% 역성장하고 물가상승률이 약 69%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입장에선 시간이 지날수록 이란 경제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40년 넘게 이어진 미국 등 서방 제재에 적응해 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 당시 시행했던 이른바 '최대 압박' 정책도 이란의 핵·안보 정책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데는 실패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이란은 '호르무즈해협 봉쇄'란 카드까지 쥐고 있다. 미국이 경제적으로 이란을 압박할수록 이란 역시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제한을 강화하거나 걸프 지역의 에너지 인프라를 위협해 미국과 동맹국에 그 비용을 떠넘길 수 있다.
미국의 제재가 효과를 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미국이 전쟁 종식과 핵 문제, 호르무즈 재개방 등 여러 목표를 동시에 추구할 경우 경제 압박의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가 다시 꺼내든 경제 압박 전략의 성패는 미국이 이란 경제를 먼저 흔들 수 있는지, 아니면 이란이 호르무즈를 지렛대로 세계 에너지 시장과 미국 동맹국들에 더 큰 부담을 가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