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성동구청장’ 내세운 정원오…정작 성동구는 ‘몰표’ 안 줬다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선거에서 특히 서울 성동구의 표심이 주목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는 '일 잘하는 3선 성동구청장'을 가장 큰 무기로 출마했다. 하지만 막상 성동구의 투표함을 열어본 결과 예상을 빗나간 결과가 나왔다. 정 후보가 자신의 정치적 고향이자 핵심 지지기반에서 표심을 잡지 못한 것이 타격이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 현황을 살펴보면 정 후보는 성동구에서 8만3051표를 얻었다. 경쟁자였던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시장은 7만6519표를 받았다. 불과 6532표 차이였다. 정 후보자가 얻은 득표수는 이번에 성동구청장으로 출마한 민주당 유보화 당선인의 득표수보다도 적었다. 이는 결국 후보 개개인에 대한 선호가 달랐다는 뜻이다.
성동구의 중심지인 성수동에서 오 시장은 1만4713표, 정 후보는 1만3008표를 얻어 오 시장이 앞섰다. 성수1가 제1동·제2동, 성수2가 제1동·제3동 등 4개 행정동 모두 오 시장에게 더 많은 표를 줬다. 성수동뿐 아니라 옥수동에서도 오 시장이 7719표를 얻으며 정 후보를 앞섰다. 정 후보는 왕십리2동에서 1366표 차, 마장동에서 1193표 차, 용답동에서 792표 차, 송정동에서 559표 차로 오 시장을 앞섰지만 전체 판세를 뒤집기는 부족한 득표수였다.
선관위에 따르면 성동구 전체 행정동에서 관내 사전투표는 정 후보가 오 시장을 앞질렀다. 하지만 6월 3일 진행된 본투표일에는 오 시장이 성동구 모든 지역에서 정 후보를 앞섰다. 이는 역대급 사전투표율을 지켜본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본투표일에 위기감을 갖고 대거 투표장으로 몰려나온 것으로 보인다. 성동구는 이번 선거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 중 하나였다. 성동구 최종 투표율은 66.2%로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이런 표심의 배경을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오 시장이 정 후보를 누른 성수동은 정 후보가 '성수동'이란 제목의 책까지 냈을 정도로 애정을 드러냈던 지역이다. 정 후보는 유세에서도 "저는 낡은 공장지대 성동을 세계적 핫플레이스로 만들고 10년 만에 성수동 기업을 두 배로 늘려 일자리를 늘렸다"며 "그 검증받은 능력으로 서울 경제를 살려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 후보는 성수동에서 오 시장을 앞설 수 없었다.
생활주거지 성격이 강한 왕십리·마장 지역은 정 후보를 선택한 반면, 재개발 추진 지역인 성수전략정비구역 인근과 서울숲을 품은 성수동은 오 시장에게 힘을 실었다는 평가다. 선거를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여당에서 쏟아진 부동산 관련 발언들, 그리고 이로 인한 부동산 소유자들의 불안 심리가 오 시장을 지지하게 만들었다는 의견도 있다. '우리 지역의 3선 구청장'을 지지하는 심리보다 '내 재산, 내 부동산'에 대한 염려와 불안이 투표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