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30시간 결박·41.5도 고열 끝 사망… "외할머니 학대" 신고도 외면당한 11세 소년

지난 5일 고열과 의식저하 증세로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진 11세 A군이 지냈던 천안시 성거읍 소재 교회의 모습. 뉴시스 제공.
지난 5일 고열과 의식저하 증세로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진 11세 A군이 지냈던 천안시 성거읍 소재 교회의 모습. 뉴시스 제공.

충남 천안의 한 교회에서 지적장애가 있는 11세 아동을 침대에 수십 시간 결박하고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60대 목사가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충남경찰청은 14일 천안의 한 교회 목사 A씨(60대)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에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피해 아동 B군은 지난 5일 오후 천안의 한 교회에서 고열과 의식 저하 증상을 보이다 끝내 숨졌다. 119 구급대 출동 당시 B군의 양쪽 손목과 발목에는 뚜렷한 결박 흔적과 멍이 남아 있었으며, 체온은 41.5도에 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목사가 B군의 외조모와 공모해 B군을 사망 전 약 30시간 동안 침대에 손발을 묶어두는 등 혹독하게 학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적장애인으로 등록된 B군은 출생 직후부터 해당 교회에서 생활해 왔으며, 최근 학교 '취학 면제'를 받은 뒤 외조모와 함께 교회 내에서만 지내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B군은 사망 이틀 전인 지난 2일과 3일, 이틀 연속 교회를 탈출해 수사기관을 찾아가 "외할머니에게 맞았다"며 구체적인 학대 피해를 직접 신고했다. 그러나 경찰과 천안시는 B군의 심리 상태와 시설 여건 등을 이유로 즉각적인 분리 보호 조치를 하지 않았다.

법원 역시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경찰이 신청한 외조모에 대한 접근금지 임시조치를 기각했다. 결국 당국의 외면 속에 B군은 다시 학대 현장인 교회로 보내졌고, 돌아간 지 단 이틀 만에 차가운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지난 11일 구속된 B군의 외조모에 대해서도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하고 다음 주 중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또한 사건 당시 교회에 거주했던 다른 성인 1명에 대해서도 학대 가담 여부를 엄정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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