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03년 이라크 기시감?…與, 호르무즈 파병 '함구령'

호르무즈 파병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이 심상치 않습니다.

야당은 신속한 파병 결단을 압박하고 나섰지만, 여당에서는 균열 조짐 속 함구령까지 나왔는데요.

군사적 기여를 거세게 압박하는 미국, 그리고 비전투 임무도 전쟁 참여로 간주하겠다는 이란의 경고.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외교적 딜레마에 국민의힘은 정부가 6개월 넘게 결단을 미루며 국익을 해치고 있다고 공세를 폅니다.

<윤상현 / 국민의힘 의원(CBS라디오)> "파병을 해서 미국의 전략적 판단을 해서 환심을 사야 된다.…"

<박성훈 /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눈치보기 행태를 멈추고 국익 차원에서 신속하게 용기있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가정에 근거한 질문엔 응하지 말라며 의원들에게 '함구령'을 내렸지만, 내부 균열이 이미 가시화했습니다.

선박 안전과 한미 관계를 앞세운 '파병 불가피론'과 장병 안전과 평화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파병 불가론'이 맞서고 있습니다.

<박지원 / 더불어민주당 의원(SBS 라디오)> "비전투 병과라고 하면 어느 정도 파병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저는 그 불가피함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기헌 / 더불어민주당 의원(MBC 라디오)> "한 명을 보내더라도 군인은 무장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비전투병이라 하더라도 교전 당사국이 참전으로 인정한다고 하면 대단히 위험한…."

진보당 등 범여권의 반발과 대학생들의 항의 회견이 잇따르며, 2003년 이라크 파병 당시의 국론 분열이 재연될 조짐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당시 여당 내분과 지지층 이탈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했던 만큼 민주당의 고심도 깊습니다.

그렇다고 파병을 거부하면 대미 외교 차질을 감수해야 하는 진퇴양난 속에서, 과반 의석의 표결 책임까지 고스란히 짊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부산대학생 연대> "파병 단호히 거부하라! 거부하라! 거부하라!"

23년 전보다 한층 더 꼬여버린 호르무즈 방정식을 풀어야 할 정부 여당의 셈법이 훨씬 복잡해진 모양새입니다.

[영상취재 김성수 박태범 김상훈 홍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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