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원대 환율 어디 갔나…환율 '롤러코스터', 금융위기 이후 최대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수준으로 확대됐다. 1500원대 중반까지 치솟았던 환율이 한 달여 만에 1400원대 초반으로 급락하면서 수출기업의 채산성 악화와 환 손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9일 서울 외환시장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7월 월간 원·달러 환율 변동 폭은 평균 47.0원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외환시장이 크게 출렁였던 2009년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연간 기준 월평균 환율 변동 폭이 40원을 넘어선 것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과 199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과 2009년뿐이다.
일일 변동성도 금융위기 이후 최대 수준이다. 올해 들어 지난 7일까지 전 거래일 대비 환율 변동 폭은 하루 평균 8.2원으로 2009년 이후 가장 컸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20년보다도 변동 폭이 컸다. 특히 최근 환율 하락 속도가 가팔랐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일 1555.8원까지 오른 뒤 지난 7일까지 25거래일 동안 139.7원 떨어졌다.
환율의 급락에는 외환시장 수급 변화와 엔화 강세, 달러 약세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 상장 자금 유입 등을 계기로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가 늘면서 외환시장 수급이 원화 강세 쪽으로 빠르게 기울었다. 미국과 일본 외환당국의 공조도 영향을 미쳤다. 양국은 지난달 31일 엔화 약세에 대응해 엔화를 공동 매입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통화정책 전망 변화도 달러 약세를 부추겼다. 지난 7일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연방준비제도 연내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약해졌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장중 99.399까지 떨어졌다. 문제는 환율이 단기간에 급격하게 움직이면서 기업들의 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환율 추가 상승을 예상해 달러 매도를 늦춘 수출기업이나 고환율에 대비해 선물환을 매수한 수입기업은 예상과 반대로 환율이 급락하면서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다. 수출기업의 채산성 악화 우려도 나온다. 환율이 단기간에 급락하면서 중소·중견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수출 채산성 악화를 겪을 수 있다.
향후 환율 전망은 엇갈린다. 1400원 선이 무너지면 1300원대 진입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과 최근 급락을 이끈 수급 요인이 약화할 경우 다시 반등할 수 있다는 분석이 맞선다. 1400원이 1차 지지선이 될 것으로 보이며, 미 연준의 금리 동결, 국제 유가 안정 등이 뒷받침된다면 1300원대 안착도 가능하다. 반면 이달 중 환율이 1300원대에 진입하더라도 수급이 균형을 맞추면서 기술적으로 반등해 원화 약세가 나타날 수 있다.